답장 없는 휴대폰을 보는 모습

미국에서 데이팅앱을 사용하거나 연애 관련 콘텐츠를 보다 보면 학교에서는 배우지 않았던 단어들이 정말 많이 등장합니다.

Talking stage, exclusive, DTR, ghosting, situationship...

영어 자체는 어렵지 않은데 한국어로 딱 맞게 번역하려고 하면 조금 애매합니다.

그중에서도 요즘 데이팅 문화를 이해할 때 알아두면 좋은 표현이 Ghosting과 Situationship입니다.

둘은 완전히 다른 뜻이지만 모두 관계가 명확하지 않을 때 자주 등장합니다.

잘 연락하다가 갑자기 사라졌다, Ghosting

Ghosting은 말 그대로 상대방이 유령처럼 사라지는 것을 뜻합니다. (흔히 잠수탄다.. 라는 한국어)

데이트앱에서 며칠 동안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어느 날 갑자기 답장이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조금 더 심한 경우에는 실제로 몇 번 데이트까지 했는데 아무 설명 없이 연락이 끊기기도 합니다.

"우리 잘 맞지 않는 것 같아." 같은 이야기를 하는 대신 연락 자체를 중단하면서 관계를 끝내는 것입니다.

다만 답장이 몇 시간 늦거나 하루 동안 연락이 없다고 모두 ghosting이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보통 어느 정도 이어지던 연락이나 관계가 특별한 설명 없이 완전히 끊어진 상황을 이야기할 때 사용합니다.

데이트앱에서는 실제 만남 전에 대화가 사라지는 경우가 워낙 흔해서 가볍게 ghosted라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저도 많이 당해봤네요 ㅋㅋㅋㅜ)

사귀는 것 같은데 사귀는 건 아니다?

Situationship은 조금 더 설명하기 어려운 단어입니다.

두 사람이 자주 만납니다. 주말에 데이트도 하고 연락도 자주 합니다.

서로에게 호감도 있고 때로는 주변에서 보기엔 연인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둘이 사귀어?"라고 물어보면 대답하기가 애매합니다.

공식적으로 relationship을 정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연애와 비슷한 관계를 이어가는 것을 situationship이라고 부릅니다.

한국의 '썸'과 비슷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반드시 같지는 않습니다.

썸은 비교적 연애를 시작하기 전의 짧은 단계로 생각되는 경우가 많지만 situationship은 꽤 오랫동안 지속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메시지를 확인하는 손

Situationship은 무조건 나쁜 관계일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두 사람 모두 현재의 관계를 원하고 서로 같은 기대를 가지고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모든 만남이 반드시 결혼이나 장기적인 연애로 이어져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문제는 두 사람이 서로 다른 것을 원할 때입니다.

한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공식적인 연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은 관계를 더 발전시킬 생각이 없다면 갈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situationship 자체보다 서로의 기대가 다르다는 사실을 모르고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밤거리를 함께 걷는 두 사람

데이팅앱과 함께 많아진 새로운 관계들

데이트앱은 사람을 만나는 방법을 크게 바꿨습니다.

예전보다 훨씬 넓은 범위의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고 새로운 사람과 대화를 시작하는 것도 쉬워졌습니다.

동시에 관계의 시작과 끝도 조금 더 가벼워질 수 있습니다. 한 사람과 대화가 잘되지 않아도 앱을 열면 새로운 프로필이 계속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ghosting, situationship뿐 아니라 talking stage, breadcrumbing 같은 새로운 데이팅 용어들도 계속 등장합니다.

물론 이런 현상을 모두 데이팅앱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오프라인에서 만난 관계에서도 똑같은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진지한 만남을 원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처음 만난 사람에게 바로 결혼 계획부터 묻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관계를 숨길 필요도 없습니다.

데이트앱 프로필에서 Looking for a long-term relationship이라고 표시하거나 대화 중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상대방을 걸러내기 위해서라기보다 서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도 중요합니다.

미국 한인 매칭 서비스 너랑을 찾는 분들 중에서도 데이팅앱을 충분히 사용해본 뒤 다른 방식의 만남을 찾게 된 분들이 있습니다.

앱 자체가 싫어서라기보다 매번 상대방이 어떤 목적으로 사람을 만나고 있는지 처음부터 알아가는 과정에 피로를 느꼈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너랑에서는 회원의 조건뿐 아니라 어떤 관계를 원하는지도 확인한 뒤 소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Ghosting, Situationship, Exclusive처럼 새로운 연애 용어는 앞으로도 계속 생길 겁니다.

하지만 단어가 아무리 많아져도 결국 중요한 것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나는 어떤 관계를 원하는지, 그리고 상대방도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지.

미국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있다면 상대방의 행동만으로 관계를 추측하기보다 어느 시점에는 서로의 생각을 직접 이야기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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