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놓인 미국 여권과 대한민국 여권

이번에는 미국법만 보면 답이 틀릴 수 있는 주제입니다.

"한국인이 미국 시민권을 따면 한국·미국 이중국적이 되는 건가요?"

미국에서는 이중국적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분들이 많을 겁니다.

실제로 미국 국무부는 미국법이 미국 시민에게 미국 국적과 다른 국적 중 하나만 선택하도록 요구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인이 미국으로 이민해 몇 년 뒤 시민권을 취득하면 미국 여권과 한국 여권을 둘 다 계속 사용할 수 있을까요?

일반적인 '한국 국적자가 자진해서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경우'라면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이번 주제는 미국법과 한국 국적법을 둘 다 봐야 합니다.

미국은 복수국적 자체를 인정합니다

먼저 미국부터 보겠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미국 시민이 다른 국가의 국적을 함께 보유하는 것을 법적으로 막지 않으며, 미국 시민에게 하나의 국적만 선택하도록 요구하지 않는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미국 시민이 다른 나라 국적을 취득한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자동으로 미국 시민권을 잃는 것도 아닙니다. 미국 시민권 상실에는 자발성과 미국 국적을 포기하려는 의도 등 별도의 법적 요건이 관련됩니다.

그래서 미국 입장에서만 보면 복수국적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내면 한국인에게는 잘못된 설명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 국적법에는 다른 규칙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적법 제15조는 대한민국 국민이 자진하여 외국 국적을 취득하면 그 외국 국적을 취득한 때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 국적자가 미국 영주권자로 살다가 본인의 신청으로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고 해보겠습니다.

미국에서는 미국 시민권자가 됩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국적법상 일반적인 경우에는 미국 시민권을 자진 취득한 시점에 한국 국적을 상실하게 됩니다.

주미국 대한민국 대사관도 2026년 국적상실 안내에서 같은 내용을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국적을 상실한 사람은 국적상실신고도 해야 합니다.

즉, "미국이 이중국적을 허용하니까 한국 국적도 자동으로 유지된다"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성조기 위에 놓인 대한민국 여권

그런데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계는 왜 이중국적이라고 할까?

여기서 많은 분들이 헷갈립니다.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계 사람 중에는 실제로 한국과 미국 국적을 함께 가진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건 나중에 미국 시민권을 자진해서 취득한 경우와 출발점이 다릅니다.

대한민국 국적법에 따르면 출생 당시 아버지 또는 어머니가 대한민국 국민이면 자녀는 원칙적으로 출생과 동시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합니다.

동시에 미국법에 따라 미국 시민권도 출생 시 취득하는 상황이라면 처음부터 두 국적을 함께 가지게 될 수 있습니다.

이를 흔히 선천적 복수국적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 국적으로 살다가 성인이 되어 미국에 귀화한 사람과 미국에서 태어날 때부터 미국·한국 국적을 모두 취득한 사람은 국적 문제를 똑같이 보면 안 됩니다.

선천적 복수국적은 또 별도의 규칙이 있다

선천적 복수국적자에게는 대한민국의 국적선택 제도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국적법에는 일정 연령까지 국적을 선택해야 하는 규정이 있고, 일정한 경우 외국국적불행사서약을 통해 외국 국적을 보유하면서 대한민국 국적을 선택하는 제도도 있습니다.

특히 남성의 경우에는 병역 문제와 국적이탈 시기가 연결될 수 있어 훨씬 조심해야 합니다.

법무부 관련 안내에서도 남성 복수국적자의 국적선택과 병역의무 해소 여부에 따라 적용되는 시기가 달라질 수 있음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22살 전에 무조건 하나 골라야 한다"처럼 한 문장으로 모든 복수국적자를 설명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출생지, 부모의 국적, 출생신고 여부, 성별, 병역관계, 국적 취득 경위 등에 따라 확인해야 할 내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여권도 마음대로 골라 쓰는 것은 아닙니다

복수국적을 가지고 있다면 여행할 때도 알아둘 점이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미국 시민권자가 미국에 입국하고 출국할 때 미국 여권을 사용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다른 국적을 가진 나라에서는 그 나라 법에 따라 해당 국가의 여권 사용을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즉 복수국적은 단순히 "여권 두 개 있으니까 편한 것만 골라 쓰면 된다"는 개념도 아닙니다.

각 국가에서 시민으로서 갖는 권리와 함께 세금, 병역, 출입국 등 의무가 연결될 수 있습니다.

연애하다 보면 국적 이야기도 현실이 됩니다

미국에서 한국인과 교포가 만나다 보면 처음에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던 국적 문제가 결혼을 생각하면서 현실적인 대화가 되기도 합니다.

한 사람은 미국 시민권자이고 다른 사람은 한국에서 온 유학생일 수도 있고, 미국에서 태어난 선천적 복수국적자와 한국 국적자가 만날 수도 있습니다.

결혼 후 미국에서 살 것인지 한국에서 살 것인지, 아이를 어디에서 키울 것인지에 따라 국적이나 체류신분에 대해 궁금한 점도 자연스럽게 많아집니다.

그래서 저희 너랑에서도 미국에서 진지한 만남을 찾는 분들을 소개할 때 단순히 '교포'와 '유학생'이라는 이름으로만 사람을 나누기보다 앞으로 어느 나라에서 생활하고 싶은지, 장거리나 이주에 얼마나 열려 있는지, 결혼 이후 어떤 삶을 원하는지 같은 방향을 함께 확인하고 있습니다.

국적은 사람의 조건 중 하나일 뿐 결국 관계를 오래 이어가는 것은 두 사람이 그리고 있는 미래가 얼마나 비슷한지에 달려 있으니까요.

미국에서 비슷한 문화적 배경과 삶의 방향을 가진 한국인·교포와 결혼까지 생각할 수 있는 진지한 만남을 찾고 있다면 너랑에서도 편하게 상담받아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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